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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9 (District 9) 후기, 빨리 결말을 보고싶다.

범쿠룽 2018. 5. 31.

많은 사람의 인생 SF영화

디스트릭트9


2009년, 112분

감독 - 닐 블롬캠프

주연 - 샬토 코플리 (비커스)

바네사 헤이우드 (아내)

데이빗 제임스 (쿠버스 벤터)


  개인적으로는 인생 SF 명작으로 뽑고 있는 디스트릭트9입니다. 까면 깔수록 매력적인 사람을 양파같은 사람이라고 하잖아요? 저한텐 이 영화는 정말 양파같은 영화입니다. 여러가지 의미적인 요소, 스토리의 흥미로움, 연출 하나하나의 센스, 상상력을 자극하는 많은 요소들, 살짝은 고어적인 요소, 지루하지 않은 교훈, 재밌는 장면 장면이 눈을 끄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차기작을 5년 이상을 기다려왔는데도 나오지 않고 있네요. 사실 그 어떤 영화도, 마블 시리즈물 같은것도 나오거나 말거나 볼것만 봐왔는데요. 현재로써는 살면서 차기작을 기대하며 기다린 첫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이네요. 드라마중에는 워킹데드급으로 좋아하는 수준으로 저한테 있어서는 최애 영상물입니다. 보통 재밌게 보면 차기작이 없는걸 바랄때도 있는데.. 전 아닙니다. 제발 차기작 좀 나와라!


아프리카 상공 우주선

  어느날 남아공 상공에 불시착한 UFO! 위 포스팅에 보이듯 하늘에 떠있고 날아가지고 않고 내려오지도 않는 상태로 28년째 떠있는데.. 아오 신경쓰여. 어쨌거나 그곳에서 내려온 벌레형 외계인 친구들을 디스트릭트9이라는 구역에 수용해놓고 있습니다. 이제, 이곳에 있는 프롬(외계인을 부르는 은어)들을 다른곳으로 이주시키는 프로젝트가 시작되는데.. 그 중심에 주인공 비커스가 있습니다! 바커스는 디스트릭트9 구역 프롬들에게 강제이주를 설명하고 서명을 [강제로] 받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한 프롬의 집에서 뭔가 이상한걸 발견하고 만지게 되는데...!!



페이크 다큐

  영화는 줄곧 인물들의 인터뷰 영상, 뉴스의 영상 등을 이용해서 다큐멘터리 느낌을 냅니다. 마치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연출하는 이 방법은 많은 영화에서 봐왔지만 디스트릭트9에서 특히나 진짜처럼 느끼게 하는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는 이런식으로 연출하는 영화들을 좋아해서 많이 찾아보는데, 이 영화는 아무런 정보 없는 상태에서 어릴 때 봐서 임팩트가 더 강했던 것 같네요. 이번에 다시 봤는데도 어릴때 봤던 그 느낌 그대로 재밌었습니다. 디스트릭트10에서도 이런 연출이 사용될지, 정말 기대되네요. 정말 나올지 안나올지도 아직은 미지수지만요.


새로운 종에 대한 생각

  프롬들은 지구에 새로운 지적 생명체가 생겼을 때 과연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까에 대한 상상을 하게 해줍니다. 영화 속 프롬들은 우리 기준으로 징그러운 외형과 우리 기준으로는 조금 멍청해보이는 많은 행동들을 하고있을걸 봤을 때 생각할 부분이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행성 이동을 하는 과학문명을 갖췄으면서 저런식의 행동을 한다는건 아마 저쪽세상 기준으로 조금 떨어지는 프롬들이거나 혹은 범죄자같은 프롬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멍청멍청한 행동만 하지만 과학적 진보를 이룬것으로 봤다는 점, 그리고 상공에 떠있는 우주선의 내부를 제대로 확인해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프롬들이 지구에 온 목적과 이유에 대한 상상을 정말 많이 할 수 있겠네요. 개체수가 그렇게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힘을 못쓰고 있는 상태로 억압받고 있는 모습은 이들의 멍청멍청함을 극도로 끌어올려줍니다. 이 설정은 디스트릭트10이 나온다면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종에 대해 차별과 억압을 하고있는 인간, 그리고 그 중심에서 큰 임무를 수행하며 그에 한몫하고 있는 주인공의 입장을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종이 바뀌는 인간과 MNU

  종이 바뀌는 인간을 보며 이 영화에서 더더욱 집단적 인간의 이기심, 그리고 다른 종에 대한 이해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영화 속 주인공을 통해 그려지는 프롬과의 대화를 지켜보며 오히려 멍청한 프롬들만 보였을 때는 몰랐던 한 면을 지켜본 이후에는 인간적(?)인 부분이 있는 존재라는걸 알게 되는걸 보면서 현실에 대입해봅니다. 중국인, 일본인, 조선족이 가장 가까운 느낌이네요. 같은 인간끼리도 다르게 치부하는게 정말 이후에 다른 지적 생명체를 만났을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되는 영화입니다. MNU는 외계인들의 주거지역을 강제철거할 권리가 확실히 있는게 맞을까요? 그리고 그 입장을 바꿔본다면 어떨까요? 이 몰입감 높은 영화는 그 역지사지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디스트릭트6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필요한 배경지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모티브가 된 현실 속 디스트릭트6인데요. 영화의 배경과 똑같은 요하네스버그에서, 지역 디스트릭트6를 백인 전용 시설로 사용하며 흑인들을 강제로 쫓아냈던 역사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무려 6만의 인구였다고 하네요. 흑인보다 백인이 더 빨리 상업적, 과학적, 경제적 성공을 이뤘다는 이유로 억압당하는 모습은 우리 역사 속에서도 많이 찾을 수 있는데요. 그 폭력성을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고 내가 '강자'에 입장에 있을 때 '약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준다는 점은 이 영화의 큰 교훈이었습니다.


더욱 강렬한 메세지

  위와같은 사실은 알고나면 더더욱 큰 메세지를 받게되는데.. 그러니까 역사 속 그런 차별을 받았던 요하네스버그의 흑인들도 외적인 모습이 다른, 조금은 멍청해보이는 지적 생명체인 프롬을 다시금 억압했다는 점인데요. 그정도까지 의식의 흐름이 흘러가고 나니 메세지가 더욱 강렬하게 받아들여지네요. 과연 정말 다른 모습을 하고 있고 문화적으로 조금 미숙한 집단은 억압받아 마땅한가?에 대한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는 우리가 강한 집단일 때 프롬과 같은 존재와 같은 선상에서 공생할 수 있을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일인가에 대한 생각에 빠져봅니다.


마지막 후기

  정말 재밌는 영화입니다. 몰입도가 높아서 감정이입도 되고 전투 CG가 나올무렵 생각보다 괜찮은 수준에 흠칫하기도 했네요. 2009년에 나온 영화인데도 이정도니까... 예전에 들었던 이젠 영화 CG가 중요한게 아니라 상상력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물론 헐리우드 한정의 얘기지만... 어쨌거나 SF 매니아들의 추천작, 명작에 꼭 들어가있는 영화인 디스트릭트9의 후기였습니다. 디스트릭트10같은 경우는 감독이 애정을 담아서 만들 계획이 있다고는 했으나 다른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에 언제 시작할지는 모른다고 하네요... 뭐 그냥 냅두면 언젠간 나오겠죠? 중간에 닐 블룸캠프가 큰 빚질일 없고 큰 사건에 휘말리지만 않기를 바라며 기다리겠습니다. 비커스와 크리스토퍼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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