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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깔세계 괴작인 척 하는 대작

범쿠룽 2017. 3. 24.



괴작인 줄 알았던 첫인상.


대작이라 예감했던 첫 만남.


(일부 취향을 타는 잔인한 설정이 있습니다)





  초반 주인공 눈깔(?) 672는 반복적으로 일을 해야만 하는 사회에 갇혀 있습니다. 매일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것도 힘든데 이곳은 공산주의를 방불케하는 규칙적인 생활 패턴과 노동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게임 초반, 계속 같은 화면을 반복하다 보면 플레이어 스스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듭니다. 그리고 탈출을 하게 만듭니다. 덤으로 그로테스크하고 신기한 그래픽은 시선을 즐겁게 합니다.





  매일이 똑같은 인생, 그에 지치고 힘들던 주인공은 매일같이 지각을 합니다. 이미 탈출을 해야만 한다는 복선이 깔려있는 거죠. 결국은 스스로 버티지 못해 그 세상을 탈출하게 되고, 잠재되어 있던 답답함은 폭력으로 표출이 됩니다. 독특한 세계관도 그렇지만 이 게임은 독특함으로 존재감을 끝없이 표출합니다.





폭력성, 잔혹함 등의 요소가 있습니다.


하시기 전에 취향에 안맞는다면 자제하세요.



  위 장면에서 저는 이미 주인공의 편일 수가 없었습니다. 이유가 없는 잔혹한 학살만이 벌어집니다. 이 일을 맡겼던 '가니안'이라는 인물 조차도 '죽여서 없애'라는 것이 아닌 '혼을 내달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이미 주인공의 머리 속은 한없이 폭력적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게이머로써는 무차별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대리 체험이 됐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 사회적인 단편적인 '잔혹한 현실'의 모습들이 이 곳 저 곳에 포함이 되어 있어서 씁쓸하면서도 하나의 재미로 다가옵니다. 그렇지만 그냥 한없이 어두운 작품은 아닙니다.





  지나다니는 NPC의 대사나 적들의 모습은 굉장히 유머러스합니다. 약간은 잔인해 보이는 세상 속에서 그들이 하는 이야기들은 재치가 있고 즐거워서 그 덕분에 몰입감을 한층 더해줍니다. 엔딩을 모두 본 뒤 보너스 챕터를 가보면 모든 적들과 인물들의 설정이 있습니다. 모두가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게이머도 진정으로 몰입하고 그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거죠. 1인이 1달만에 개발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네요.





이런 수준급의 개성 넘치는 모습들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걸 1달만에 모두 만들어냈다니!


개발자는 천재인가요?





  개인적으로 차기작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개발 도중 중간에 스토리가 꼬이고 본인의 한계를 느꼈다는 이유로 차기작은 불발이 됐습니다. 세계관은 제목 그대로 눈깔처럼 생긴 눈깔세계 인데요. 정확히 그 공간이 어떤 곳인지는 마지막까지 큰 설정이 없습니다. 단지 그곳에 눈깔세계가 있고 그곳에서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개발자가 밝힌 이야기는 온전히 당신들의 상상에 맡긴다는 결론입니다. 어쨌거나 눈깔세계는 단지 신기한 그래픽만을 보고 시작했다가 굉장히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준 작품입니다.



눈깔세계 다운로드 링크



  위 링크로 가시면 개발자의 블로그로 이동이 됩니다. 굉장히 아쉬운 차기작 불발을 알리는 글도 써져있네요. 어쨌거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다가 뒷통수 얻어만은 듯이 좋은 게임을 만나서 기분이 좋네요. 이 글을 읽고, 아직 안해보셨다면 해보시길 추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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