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리뷰/로맨스&코미디 영화

김씨표류기 세상 따뜻한 펜팔 이야기

범쿠룽 2018. 3. 5.

김씨표류기

2009년 작품

감독 - 이해준

주연 - 정재원 정려원

(사진 출처 - NAVER 스틸컷)

  아직도 기억하는게 어릴적 이 영화의 포스터를 봤던 첫인상은 크게 좋지 않았다는 겁니다. 왜 영화관에 가서 왜 이 포스터가 내 눈에 들어왔는지조차 기억은 나지 않지만, 기억나는건 첫인상이 좋지 않아서 고르지 않았다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몇 년 후 마찬가지로 기억나지 않지만 어떻게든 접해서 직접 봤던 후기는, 정말 괜찮은 영화였다는 겁니다.


해외 포스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굉장히...

해외쪽 포스터를 보면 마음에 듭니다.

적어도 코믹적 요소는 뒤로 밀어뒀거든요.


국내 포스터


하지만, 한국에서 봤던 포스터는

굉장히 유치한 느낌을 뿜고

도심 무인도라이프라는 글씨가

굉장히 촌스럽게 느껴졌었습니다.

하지만, 작품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지친 마음이 힐링되네요.


김씨표류기

남자 김씨


남자는 처음부터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게 시작됩니다.


대출 원금은 7500 되시고요

오늘까지 미납이자 포함하면...

2억 1080만 50원이네요?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위 상황 뿐 아닌 힘든 상황들이 겹겹이 쌓여있는 남자김씨, 한강 난간에 서있습니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그곳에서 떨어진 남자 김씨는 이미 목숨을 끊으려고 합니다. 63빌딩에서 떨어지는 것보다는 조금 덜 고통스러운 마무리를 바랬지만 실패하여 한강 중간에 있는 밤섬에 의도치 않게 떠내려와서 표류생활을 시작합니다. 다시 한 번 더 목숨을 끊어보려 했던 김씨는 덜컥 겁이 났습니다. 그 순간 울린 민방위 사이렌 소리에 이 소리가 끝나면 목숨을 끊기로 합니다.


하지만...

[X신 죽지도 못합니다..]

라는 혼잣말이 나옵니다.


그리고 의외로 이곳의 생활은

생각보다 눈치도 볼 필요도 없고

오히려 더 마음 편하게 살아갑니다.



김씨표류기

여자 김씨


추억의 싸이월드 시절.

여자김씨는 파도를 탑니다.

퍼온 사진으로 본인을 꾸미고

본인을 잃어가며 살아갑니다.


달 사진을 찍는게 취미인 그녀.

[딸 사진을 찍는 이유는 그곳에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없으면 외롭지 않으니까요]


  흔히 말하는 히키코모리입니다. 어떠한 상처로 인해 방에만 틀어박힌 생활, 아무도 없는 생활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하지만 본인을 뽐내고 싶은건 누구에게나 있는 본능 중에 하나기 때문에 그걸 본인 안에서 찾지 않고 다른 사람의 모습을 통해 가짜 자신을 만들어서 뽐냅니다. 숙식에 필요한 것들은 부모님에게 문자를 보내서 얻고 이미 이런 생활은 3년째 되었다고 하네요. 내가 딸이 있고 딸이 저러고 있다면 얼마나 힘들까요..?


그런 그녀는 최근 취미가 생겼습니다.

민방위 사이렌이 울리는 순간

세상 아무도 없는 곳을 찍던 그녀는

밤섬의 남자김씨를 발견합니다.


대포 카메라 속으로 살펴봅니다.

이 남자가 대체 뭘 하고 있는지

왜 저곳에 있는지 궁금증이 생기고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됩니다.


김씨표류기

국제 펜팔


여자는 궁금증에 결국 병 속에

쪽지를 집어넣어서 소통합니다.

참으로 불편하지만 확실하게

참으로 짧지만 명확하게 소통합니다.


  남자 또한 그 메세지에 모래에 글씨를 써서 답장을 합니다, 정말 세상 짧은 영어로 한마디, 한마디를 나눕니다. 남자는 방 속에 갇혀있던 여자를 방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용기를 줬습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직접 확인하시면 좋겠네요. 굉장히 추천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두 인물 모두 외롭고 힘들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끈끈한 관계를 보며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후기 [스포주의]


작은 요소요소에 만족스럽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가볍게 피식 웃을 수 있도록 해주며

가볍게라도 생각할 수 있게 해줍니다.


  세상의 바깥부분에 있는 서로가 만나는 이야기는 굉장히 아름다웠습니다. 밤섬의 바깥 어딘가에서 본인을 바라보는 여자, 윈도우(창문) 바깥쪽 세상 그것도 밤섬에 혼자 살아가는 남자는 서로 거의 죽어있습니다. 하지만, 남자김씨의 짜장면을 만드는 과정에서 농사를 짓는 과정은 다시 살아나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여자김씨 또한 굳게 닫혀있던 문을 열며 본인의 어머니에게 옥수수를 길러볼까 한다는 말은 또한 다시 살아나는 과정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미소를 띄게 만들고

이들이 다시 살아가려 한다는게

참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과거에 봤을 때도 이 영화가 참 좋다고 생각했지만 나이를 조금 더 먹고 보니 마음이 달라지네요. 그저 귀엽고 예뻤던 옛날에 봤던 영화와는 다르게 지금은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다가오는 키워드인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참... 같은 영상을 보면서도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도 신기하네요. 어쨌거나 남자의 짜장면은 큰 의미로 다가왔고 내게 있어 짜장면은 무엇에 대입하면 될까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김씨표류기는 외로운 분들, 힐링이 필요한 분들에게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괜시리 보고나니 사랑하고 싶어진 영화, 김씨표류기였습니다.


내가 뽑은 명대사

[죽는건 언제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이제 살아갈 궁리를 합니다]


[욕망이 사람을 똑똑하게 만듭니다]


[HELP , HELLO]


[내게 짜장면은 희망입니다]


[WHO ARE YOU]


[요만큼도 허락이 안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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