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리뷰/드라마&가족 영화

말레나 - 예쁜 여성으로 본 인간들

범쿠룽 2018. 3. 31.

누구나 말레나를 꿈꾼다지만

우리는 누구나 마을사람일 수 있다

말레나 (Malena)

2000년작 - 94분

감독 - 쥬세페 토르나토레

주연 - (모니카 벨루치 말레나)

주세페 술파로 (소년)


  이 영화의 처음 분위기는 성장통을 겪는 소년에게 맞춰진 듯하지만, 그 소년의 눈으로 본 아름다운 여자인 말레나가 어떤 삶을 살아가는가로 이어집니다. 2차 대전이 한창인 곳, 이곳에서 아름다운 여성 말레나는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고 있자면 영화가 아니고 실제가 아닌가 싶은 이야기를 담고 있네요. 본 리뷰는 영화의 스포를 대량 포함합니다. 참고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입니다.


말레나의 아름다움

  이 여성이 자나갈 땐 모든 남성의 시선을 받습니다. 전쟁터에 나가있는 남편을 기다리고 있는 여성입니다. 그리고 전쟁터에서 남편의 죽음의 소식을 듣고부터 많은 남성들은 가지고 있던 욕망을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말레나는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대표하고 있는 것처럼 이쁘게 표현됩니다. 그리고 그 반대쪽 남성들의 추악함을 볼 수 있습니다. 가지고 싶은 여성을 위해 무던히 애쓰는 모습은 그 반대쪽에 있는 것처럼 더러워 보입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남성과 여성에 대해 표현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사람'에 초점을 두고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과연 이 전쟁통의 여성은 어떻게 살아나갈까요?



소년 레나토만

  소년은 말레나에게 깊이 빠져있습니다. 13살의 소년은 매시간을 아름다운 여성에 대한 상상속에 있다가 결국은 그녀의 일상을 엿보기에 다다르는데요. 이 소년의 역할을 정말 중요합니다. 아름다운 여자를 바라보는 객관적인 시선을 이어가게 해주는 역할을 해줍니다. 이 소년도 역시나 여성에 대한 욕망을 품고 있지만, 그녀의 뒷모습들을 바라보며 적어도 추악한 사람들을 욕할수는 있었습니다. 그녀를 지켜주고 싶은 이 힘없는 소년의 눈으로 영화는 이어집니다. 물론, 이 소년 또한 그녀를 원합니다.


인간들의 욕망과 질투

  영화에서 가장 크게 보이는 부분은 바로 인간들의 욕망과 질투입니다. 말레나를 사면초가로 몰고간건 바로 사람들입니다. 아름다운 여성들에게 욕망을 대놓고 표현하며 꼬셔대는 추악한 남자들, 그녀의 아름다움을 시기하고 질투해서 뒤에서 욕하고 비방하는 여자들, 그리고 그녀를 직원으로 뒀다간 아내에게 비난받을게 뻔해서 취직조차 시켜주지 않는 남자들, 심지어 점점 가난해진 이 여자의 사정을 이용해서 먹을걸로 그녀의 몸을 탐하려고도 합니다. 이 여자가 몸을 팔게 되는 과정 속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건 바로 사람들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예쁜 여성을 바꾸는 모든 요소들이 외부적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욕망과 질투를 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있자면 굉장히 훨씬 현실적인 접근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매질당하는 말레나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아오지만, 질투와 욕망들에 가려진 소문 무성한 여자는 폭행당합니다. 먹고 살아갈 길이 없는 미망인의 삶은 살기위해 발버둥쳤지만 결국 본인의 아름다움을 이용하게 되는데요. 결국 독일군에게까지 몸을 팔게 됐던 이 여자가 독일군의 후퇴와 함께 폭행당하는 장면은 영화 초반 나온 개미를 태워죽이는 부분과 연결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녀를 시기하고 질투한 여성들의 폭력은 보기 힘들정도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움을 없애기라도 하겠다는 듯 머리카락을 잘라버립니다. 이 한없이 약한 존재에게 가해지는 폭행은 이 전부터 이미 이어져 오고 있었음을 사람들은 모르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녀의 절규는 억울하다는 듯 울려퍼집니다. '내가 이렇게 된 것에 누가 보태준 것 있느냐!' 라는 느낌을 주며 광장에서 울려퍼지는데요. 그렇다 한들 이후에 바뀌는건 전혀 없습니다. 아직도 사람들은 뒷얘기를 만들어가고, 그녀를 평가하고 본인들의 기준에서 만들어냅니다. 죽은줄 알았던 말레나의 남편이 돌아오고 난 뒤에도 변하는건 없습니다.


다시 돌아온 말레나

  남편과 만나 다시 돌아온 말레나의 모습을 보면 그녀가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는걸 증명합니다. 사람들에게 안좋은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는 마을에 남편과 함께 돌아온 그녀는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부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뒤에도 다시 그들은 새로운 소문들을 만들어낼 것이고 누군가는 죄책감을 가질만한 짓을 그녀에게 했습니다. 그리고 시장에 간 그녀에게 또한 여전히 평가가 내려집니다. 사람들은 이젠 그녀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지만 그녀의 표정에서 절망감과 악바리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녀를 갖고 싶거나 닮고 싶은 사람들의 질투와 욕심으로 가득한 사람들은 아마도 변하지 않을 것 같네요.


소년의 성장

  관찰자의 역할을 하던 이 소년은 말레나가 순수할 것이라 믿지만 점차 그녀가 살기 위해 하는 행동들을 보며 정신이 약해져 갑니다. 그건 방에 틀어박힌 뒤 악마가 씌워졌다는 얘기를 듣는 부분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받아들여야 하는 세상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창녀촌 장면에서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세상의 추악한 일면도 인정해야 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어른이 되는 과정임을 조금씩 인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마지막 장면에서 죽어라 페달을 밟으며 갈망과 순수, 그리고 그녀에게서 도망을 가고 있다는 대사를 남깁니다. 이 소년이 사랑했던 여자에게서 도망가지만, 끝내 말레나만이 남아있다는 대사는 최선을 다해 살아온 그녀에 대한 존경심이지 않을까요? 또한 이 소년은 사랑한다해도 가지려하면 안되는 사람, 혹은 물건이 있다는걸 알아낸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 소년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성장한겁니다.


마지막 후기

  결과적으로 소년은 이기적인 욕망에서 떨어지려 노력하는 듯 보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도 아무런 욕망이 없이 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욕망의 잘못된 표현이 사람을 얼만큼이나 추잡하게 만드는지 볼 수 있던 영화였습니다. 또한 그 결과가 본인에게만 그런게 아니라는 점까지도요. 보통 추악한 욕망들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줍니다. 생각해보면 제 인생에서도 말레나 속 이야기가 섞여있는 부분들이 대입되는 듯 싶었습니다. 더이상의 말레나가 없게 하고 싶다면 소년처럼 욕망에서 조금 도망가보는건 어떨까요? 전여친한테 술먹고 전화하지 마시고요. 자,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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