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리뷰/단편 애니 영화

아치와 씨팍 - 흉측한 즐거움

범쿠룽 2018. 3. 16.

상상도 못했던 내용부터 이상하고

욕지거리가 난무합니다.

아치와 씨팍(2006) - 90분

감독 - 조범진

목소리 - 류승범, 현영, 임창정


  본 영화는 19금 애니입니다. 피가 낭자하고 욕지거리가 곳곳에 등장합니다. 말 2마디 중 1마디는 욕으로 느껴질 정도의 수준으로 대화하는데요. 이렇게까지 해야 싶을 정도로 저급한 표현으로 무장한 주인공들입니다. 사실상 주변에 이 영화에서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도저히 불편해서 같이 있고 싶지 않은 수준이지만 이 영화 자체는 굉장히 재밌고 즐겁습니다.


똥이 돈이 되는 세계..

  세상의 에너지원이 바닥난 상태에서... 아치와 씨팍의 세계관에서는 그 에너지를 똥에서 얻습니다. 벌써 대단하죠? 느낌이 오실지 모르겠지만 이런 영화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펼쳐지는.. 막강의 병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벌써 거부감이 느껴진다면 보지 않으셔도 되지만 이 영화의 액션은 이상하리만치 정교합니다. 이 세계관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고 흥미는 가지 않는 편인데 참신함과... 뭐랄까 그 괴랄함은 인정할 수 있는 세계관이었습니다. 보고있으면 내가 뭘 보고있나 싶기도 한 매력의 병맛을 뿜는 그런 느낌을 좋아한다면 추천할만 합니다.


눈을 뗄 수 없는 액션

  아치와 씨팍은 액션 부분에선 정말 인정해줘야 합니다. 영화 초반부에서부터 예상하지 못했던 화려한 액션씬들이 눈을 신명나게 만들어줍니다. 저는 매트릭스를 보는 느낌도 살짝 받았는데요, 그런데 이런 액션도 좋지만, 설정이 극으로 병맛이고 대사들과 몸짓 하나하나가 보기 좋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는 정서상으로 안 맞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것 뿐만이 아니라 좀 보고있으면... 굳이 꼭 저래야 하나 싶은 표현들이 많았습니다. 길거리에 침을 뱉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고있으면 눈쌀이 찌푸려지는 느낌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만 그 부분이 반대로 아치와 씨팍의 매력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저에게 있어서는 아이러니한 느낌을 받게 했네요.


[마지막 후기]

  아치와 씨팍은 호불호가 갈릴 요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팝콘무비로써 즐겁게 볼 수 있는지도 이 호불호를 잘 타야만 할 것 같네요. 2006년에 개발한 국내 애니라는 점에서는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기는 하지만 영화 자체로 보자면 취향에서 많이 벗어났던 것 같습니다. 시종일관 유지되는 똥을 싸면 하드라는 마약물을 준다는 설정은 저에게 있어선 조금 신선하기는 하지만 딱히 몰입감을 준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대단한 노력이 들어가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부드러운 움직임 자체는 눈을 즐겁게 해줬던 것 같네요. 다만, 욕지거리가 마구잡이로 등장하는 영화를 싫어한다는 프레임이 있다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영화가 될 수 있겠네요. 저에게 있어선 보는 동안 즐거웠다고 말하고 끝내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