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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0 죽음 앞에 감정상태는?

범쿠룽 2018. 3. 12.

본인이 죽을지도 모른다면...?

50/50 (2011) - 100분

감독 - 조나단 레빈

주연 - 조셉 고든 레빗, 세스 로건

안나 켄드릭


  안나 켄드릭이 무지하게 이쁘네요. 나한테 착한 여자가 잘 웃어주면 3배는 이뻐보인다는 공식과 함께 이제 인생이 끝날지도 모르는 인간의 불안감을 암울한 느낌이 적은 색채로 표현한 영화입니다. 어쨌거나 조셉 고든 레빗(별칭 조고레-진짜)의 매력과 함께 주변 사람이 크게 아팠다거나 본인이 아파봤다면 공감할 여지가 많은 영화입니다.


야, 내가 아프다고?!

  주인공 애덤은 담배도 안피고 술도 잘 마시지 않는 나름 바름생활 사나이인데... 척추암(말초신경종양...?)이 걸렸고 50대 50의 확률로 생사가 갈렸다는 의사의 말을 듣게 됩니다. 이런 거지같은 상황에서 애덤은 울고불고 착잡하다기 보다는 담담해보입니다. 사실 현실속에서 이런 상황을 겪게되면 정말 영화속 주인공과 비슷한 감정선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한국 드라마에 충격먹고 울고 불고 집어던지고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앞에 있는 사람이 오히려 당황하거나 힘들어할까봐 한마디가 무거워지기도 하거든요. 주인공이 참 성격이 저랑 비슷하게 느껴져서 더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50/50의 확률이라고?

대박이잖아?!

  본인의 증상을 말하고 알려주니 친구가 한 말입니다. 카지노에서 50/50의 확률이면 완전 대박인 게임이라면서..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백마디 위로보다 그냥 가볍게 넘기려고 하나 보다.. 하고 있는데 이녀석이 점점 내 척추암으로 드립도 치고 웃기기도 하네요. 저는 이런 장면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희귀병에 걸렸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병문안 가서 하던 일이 드립이나 치면서 낄낄대면서 같이 웃었던게 생각납니다. 글쎄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더라고요. 괜히 암울한 말은 하기 싫었겠죠. 아, 그 친구는 이미 완치되어 괜찮아졌습니다. 생각해보니 그 친구도 참 대단한 놈이네요.


후련해지는 영화

  담담한 척인지 담담한 것인지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애덤의 모습은 오히려 애잔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에피소드들은 왠지 가슴이 후련해집니다. 주인공 친구가 주인공에게 여자친구의 큰 문제점을 까대는 장면이나 주인공이 여자친구에게 정말 담담하게 '내 문 앞에서 꺼져 당장'이라고 말하는 부분부터 나이 많은 환자들과 이야기 나누는 부분에서 그들이 웃음으로 넘기는 부분, 그림에 온갖것들을 집어던지는 장면은 정말 통쾌했습니다. 즐거운 색채로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 영화가 개인적으로는 참 마음에 드네요. 그는 거의 병을 즐기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하지만 결국에..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많이, 크게 아파하는걸 3번 겪었습니다. 뭐... 자세한 사정은 말씀 못드리지만 어쨌거나 그래서 정말 저 또한 주인공처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척'을 많이 하는 편이라는걸 저는 알고있죠. 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어느 순간 다가오는 감정의 폭발로 스스로 좀먹는 순간이 다가오는데요. 결국 안개처럼 발 밑에 떠다니며 의식하지 못했던 불안감이 순간적으로 폭발하고 나면 그래도 참을 수 있다고, 다시 초기화됩니다. 술먹고 토하는 것처럼 가끔씩 올라오지만 참아봐도 결국에 술먹고 나오는 토가 참기 어려워서 게워버리게 되고.. 토하고 나면 한동안 괜찮은 것과 비슷하죠. 대신, 점점 빠르게 다가옵니다. 그걸 이길 수 있느냐는건 온전히 본인과 주변에게 달린거죠.


마지막 후기

  사실은 50/50이라는건 영화 속 친구가 말했듯 희망적이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인생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사람은 어찌됐던간에 더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습니다. 편안하고 아무런 후회없는 죽음이라는건 사이비종교의 광신도들에게나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영화는 이쁘고 귀엽게 죽음앞에 50/50의 확률로 서있는 남자의 심정을 표현해줬습니다. 이런 일은 대부분의 사람이 1번쯤은 겪게 되는 일이니 아직 못겪어봤다면 예습으로, 이미 겪었다면 복습으로 이런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면 이 영화로 위로를 받을 수 있겠네요. 거기다가 가벼운 웃음으로 볼 수도 있는 영화이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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