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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한그릇 배달의 조건들

범쿠룽 2016. 12. 3.



  세상엔 많은 고민거리가 있습니다. 세상 수많은 고민들 중 하나가 혼자 있을 때 먹고싶은 짜장면 한그릇 배달시키기 입니다. 뭐 사장님들께서 저같은 사람들을 위해 알뜰메뉴로 만원짜리나 혹은 조금 더 비싼 알뜰메뉴라든가 홀로메뉴같은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이나 사정이 좋지 않은 분들에게는 차라리 그것보다는 다른 선택지를 찾아가게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건 따듯한 한그릇인데 어떡하면 좋을지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어떤 조건들이 있을까요?



1. 집에서 가까워야 합니다.


  사실 하나 갔다주려고 5~10분 이동해가면서 해주실 분들이 많지가 않습니다. 당연한 첫번째 조건입니다. 무조건 집에서 최대 1KM 이내가 되어야 합니다. 정말 아무리 멀어도 그정도지만 뭐, 믿져야 본전이라고 조금 멀어도 도전쯤은 해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2. 단골이 된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주소를 외울정도로 자주 먹는다면 보이던 눈치가 조금 줄어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단골이 되라는 말이 매일매일 하나씩만 드시라는 말이 아니고 가끔은 많이 시켜줘야 조금 덜 민폐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하나만 갔다주는게 장사하는 분 입장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가까운 집이 있다면 중국요리가 생각날 땐 집중적으로 거기서만 시켜서 먹는다면 나중에 하나만 갔다달라고 할 때 조금 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손님이 적어야 합니다.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은 단품으로는 절대 갔다주지 않습니다. 동네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을 노리는게 좋습니다. 북적대는 곳에 얘기하면 욕만 안먹으면 다행일 수도 있습니다. 뭐, 욕하고 그럴 가능성은 적더라도 짜증섞인 말을 들어서 기분만 상할 겁니다.



4. 최대한 공손해야 합니다.


  그렇게 손님이 적더라도 안되는 장사 단품이라도 갔고오라는 식이면 당연히 안될겁니다. '저기 죄송한데 혹시 짜장면 한그릇 배달이 될까요?' 라고 조금은 미안함도 섞인 목소리로 말하는게 좋을 겁니다. 사실 따지고보면 마진도 얼마 안남을 단품 하나로 두 다리로 갔다주는건 내 돈을 주고 먹는다고 하더라도 고마운 마음을 조금은 가지고 먹어도 될 것 같습니다.



5. 정 안되면 그냥 먹습니다.


  절대로 안되는 지리적 특성을 지닌 곳이 아마 가능한 곳보다 많은 겁니다. 그냥 정 드시고 싶으신데 안된다 싶으면 그냥 드세요... 이런거에 너무 열정적인 것도 조금은 슬픈 일이 될 겁니다... 포기할 땐 그냥 포기하는게 좋겠습니다.



저는 저 조건을 충족하는 곳이 있습니다.





왔습니다~ 왔어요!


역시나 플라스틱으로 왔습니다.


사장님이 걸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저는 아주 가끔 이곳에서 시켜 먹습니다.


그런데 항상 한그릇을 시키면 말투가 바뀝니다.


그래도 갔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한 끼 떼웠습니다.



  오천원으로 이렇게 집에서 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게 좋기는 합니다만 너무 자주 애용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조금 귀찮게 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그렇습니다만 궁금한게 제가 이렇게 하나만 갔다달라고 말했던 곳 사장님은 어떻게 느낄 지 궁금합니다. 분명 속으로는 좀 안좋겠죠...? 저는 눈칫밥 이렇게 먹느니 그냥 가서 먹기로 했습니다. 혼밥족 여러분 파이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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